카테고리 : 일상이야기

그 때에서 시간이 지난 뒤의 지금.


2006. 10. 05.

나는 어떻게 그렇게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었을까.
다른 곳을 보지도 않고, 오직 오빠만을 향해서 달렸던 내 3년(....)
어쩜 그렇게 내 눈에만 반짝반짝 거렸던 건지.

또, 그렇게 사랑할 수 있을까..

그렇게 사랑했던 순간이 마치 꿈이었던 것처럼,
지금의 내게는 굉장히 비현실적이다.
생각해내지 않고 지내다가.. 갑자기 또 이렇게 하나하나가 기억나버린다.

오빠같은 사람을 또 만날 수는 없겠지만,
그리고 오빠를 닮은 사람,을 만나기를 원하지도 않지만,

언젠가 또 그런 사랑은 할 수 있게 되기를.
사랑하기 때문에 솔직하게 사랑하고,
그 사람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사랑 받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솔직한, 그리고 플러스가 되는 사랑을 할 수 있게되기를..



그런, 사랑을 했었다. 정말 너무너무 사랑했었던 그 때, 열여덟에 그를 알았던 그 때부터
정말 많이 사랑했었다. 이제는 그 이름을 입에 담은 지도 한참 된 사람.
내가 열여덟이었고, 그가 스물 셋이었던 때. 한없이 어른으로만 보였던 그 때 그의 나이는
이제 나의 나이가 되었다.

자신이- 없었다. 과연 그 사람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사랑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 이후로도 좋은 사람들은 있었지만 그 사람을 사랑했던 만큼
마음을 담을 수 있던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그래서 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나는 절대 그 사람을 잊을 수 없을 거라고. 그 사람보다 더 좋아할 사람은 만날 수 없을 거라고.

그 생각을 했던 나를 마주 돌아보면 이제는 그저 여러 의미가 담긴 웃음만 지어질 뿐이다.
가슴은 조금 아프고, 쓸쓸하지만 결국에는 정말 추억이 되어버린 과거에 웃음만 지어질 뿐.

물론 가끔씩은 그가 생각난다. 어떻게 살고 있는 지 궁금하기도 하고, 연락을 해보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 이제는 내게 내 사람이 있으니까.
내 사람에 대해 예의가 어긋 날 일이라면 하지 말아야 할 일이니까.

그저 마지막의 마지막에 바랐던 것처럼, 그저 그 사람이 행복하기를.
살아가면서 많이 아프지 않고 많이 힘들지 않기를. 그 신념과 강인함을 잃지 않기를.
그에 대해서는 이제는 그저 그 마음만이 남아있을 뿐.



그리고.

by 열쇠。 | 2008/06/18 17:16 | 일상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음식, 사랑하는 사람.



사진은 이번 주에 실습한 두릅저냐, 두릅산적, 쑥갠떡, 맛살찌개.

이번 학기에 실습은 양식조리와 한식조리를 듣고 있다.
몸의 피곤함으로 따지자면야 한식이 훨씬 힘들고 고달픈데도
(워낙 손이 많이 가는데다 교수님 시연시간도 장난이 아니니)
양식보다는 한식시간이 더 즐거운 것은 참 - 취향이 바뀌고 있음을 의미하는 걸까.


집을 나와서 사는데도 나는 집에서 살 때보다 더 밥을 잘 챙겨먹고 있다.
기숙사 밥도 워낙에 잘 나오는데다가 매 실기시간마다 남기지 않고 잘 먹어대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려나. 그 덕에 살도 포동포동포동포동쪄서 이젠 수습이 안 될 지경이다-_-
그래, 5월부터 다이어트를 해보겠다고 다짐은 하고 있는데 잘될런지는 이제 모르겠다()

집에서 살 때는 그에게 뭔가를 참 자주 만들어다줬다. 주로 빵, 과자였지만
그도 워낙에 달달한 걸 좋아하는지라 갖다주면 갖다주는대로 맛이 있긴없건 참 잘 먹어줬다.
여성 노동이건 뭐건 그런거 없이 사랑하는 사람이 내 음식을 잘 먹어주는건 그저 기뻐지는 일이더라.
거기다 이러나저러나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건 참 예뻐보이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난 그에게 음식을 주는 걸 참 좋아했다.
그래서 기숙사에 들어오면서 가장 아쉬웠던건 그에게 음식을 주기 어려워지겠구나-하는 점이었다.
가끔 그의 집에 갈 때는 그가 직접 밥상을 차려주다보니 더더욱 요리할 틈이 없다()
그래도 그나마 실습이라도 하니까 종종 떡같은 건 가져다 주게 된다. 맛나게 먹는 모습이 그저 이쁠 뿐.

사귄 이래 맛있는 걸 많이 먹이려고 참 애쓴 것 같다.
애썼다기보다는 내가 만든 거든, 밖에서 먹는 거든, 가능한 맛있는 걸 먹게 해주고 싶었다.
가능한 좋은 걸로, 가능한 맛있는 걸로.
그를 만나면서 나는 엄마들이 자식들에게 왜 그렇게 좋은 걸 주려고 애쓰는지 백분의 일쯤은
이해한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면 남자친구한테 정신 팔려서
정작 가족에게는 신경안쓰고 있는 내 모습에 좀 죄송할따름(....) 뭐 젊은 날의 모습이려니.
아무튼 그 덕에 그는 작년 여름에 열심히 운동해서 뺀 살이 다시 다 쪄버렸다고,
벨트가 한칸씩 늘어나고 있다면서 웃으면서 푸념아닌 푸념을 은근히 늘어놓는다.

삶에 있어서 음식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보니,
내게 있어 사랑은 어쩌면 음식의 한 형태인 것도 같다.
미묘하게 살이 오른 그를 보면서 만족하는 내 속내를 알면 그는 특유의 난처한 미소를 지어줄까.


사랑하고 있다.
내 삶의 일부가 되고 있다.

언젠가부터 음식도, 그도. 내 삶의 한 형태로 자리잡아있다.
중독성있어 가끔은 두렵지만, 행복한 삶의 형태.


by 열쇠。 | 2008/04/30 17:06 | 일상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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