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9월 23일
기뻤다.
어제가 그림그린 창립제 날이었다. 나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요리부였고.
대여섯의 아이들과 조를 짜서 메뉴를 짜고 시장을 보고 두세평 남짓한
동아리방에서 나름 열심히 요리했다. 작년과는 달리 불을 최대한 쓰지 않는
요리를 해달라고해서 아예 간편한 요리만 골라서 했고, 그래도 국물은 하나
있어야겠다 싶어서 탕 요리 하나만 했는데 그 덕인지 작년에 만들었던 것보단
조촐할 수 밖에 없었다. 나름 스트레스 받는 요소였는데 다행히 선배님들이나
재학생들이나 마시고(...) 떠드는데 바빠서 그런 부분까진 신경쓰지 않으시더라.
그리고 깔끔하게 잘 했다고 칭찬해주시는 선배님들도 계셨고 - 감사했다, 응.
무엇보다 가장 기뻤던 점은 우리가, 그리고 준비하는 내가 노력했다는 걸
분명히 알아주신 분이 계셨다는 점이었다. 내가 전혀 신경쓰지 않는 상황에서,
내가 그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에 있는 아래에서, 내가 노력하는 걸 보아준-
그런 나를 인정해준 사람이 있었다. 나는 그게 가장 기뻤다.
노력하는 모습이, 준비하는 모습이 보기 참 좋았다고 해주는 사람이 있단 사실이
이렇게나 기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동아리를 하면서 고민을 한 순간들도 분명 있었다. 내 전공과는 무관한 사람들과
어찌보면 삶의 방식도 다른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 그 관계에
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했고 고민되기도 했다.
그만둘 것인가, 전공에만 매진할 것인가, 계속 이런 식으로 놀아도 되는 걸까, 이러면서.
2학년 2학기에까지 이른 지금, 살짝 늦은 가입으로 인해 동아리에 쭈삣쭈삣 발을 내딘지도
벌써 일년이 훌쩍하고 지났다. 그 시간들동안 나는 분명 행복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기억, 좋지 않기도 했던 기억, 많은 이야기들. 그 이야기를 내 2년이란
시간동안 담아놓을 수 있었다는 건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고마워, 즐거웠어. 그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해 - 경기대학교 그림그린.
# by | 2007/09/23 19:21 | 일상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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